청문절차 없는 별건구속영장발부의 위법성
1. 대상판결 : 대법원 2016. 6. 14.자 2015모1032 결정
2. 사안의 개요
가. 피고인 A는 선행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2014. 9. 19. 발부된 구속영장(제1차 구속영장)에 의해 구속된 상태에서 2014. 9. 26. 기소되어 재판을 받던 중, 2014. 12. 15. 사실관계가 다른 후행사건으로 추가 기소되자 선행사건의 법원은 후행사건을 선행사건에 병합하여 심리하기로 하였습니다.
나. 이후 병합된 사건에서 검사는 후행사건의 공소사실, 죄명, 적용법조를 낭독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일부 부인하였으며, 이후 다른 추가심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다. 법원은 제1차 구속영장에 의한 구속기간이 곧 만료하게 되자 2015. 3. 24. 법정 외에서 별도의 사전 청문절차 없이 피고인에 대하여 후행사건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구속영장(제2차 구속영장)을 발부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제2차 구속영장발부결정에 대하여 항고하였으나, 항고심 법원은 피고인의 항고를 기각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이에 불복, 대법원에 재항고를 제기한 사안입니다.
3. 판결의 요지
대법원은 청문절차의 흠결에도 불구하고 구속영장의 발부가 적법하다고 평가되려면 피고인에게 자신의 범죄사실 및 구속사유에 관하여 변명을 할 기회가 충분하게 보장되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공판기일에서 검사로부터 공소사실, 죄명, 적용법조를 낭독하고 이에 대하여 일부 부인의 진술을 한 것만으로는 형사소송법 제72조에 따른 절차적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공판기일에서 진술기회를 부여하여 변명의 기회가 있었으므로 영장발부 결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4. 판결의 의미
법원은 피고인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요지, 구속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말하고 변명할 기회를 준 후가 아니면 구속할 수 없다는 것이 형사소송법의 규정(제72조)입니다. 이 사건에서 영장을 발부한 법원은 위 형사소송법 제72조 규정과 달리 법정 외에서 별도의 청문절차 없이 구속영장을 발부하였는데, 대법원은 이러한 하자가 단지 검사가 공소사실, 죄명, 적용법조를 낭독하고 이에 대하여 변호인이 의견을 진술한 정도만으로는 치유될 수 없다고 본 것입니다.
구속영장의 발부는 형사소송에 있어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중대하게 제약하는 처분이므로, 그 형식과 내용의 제한은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상판결은 형사소송법 제72조의 문언을 엄격하게 해석하였다는 측면에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보장하는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법원의 구속영장발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절차적, 내용적 하자가 있을 경우 법원의 처분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다툴 필요가 있습니다. 형사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된 경우, 변호사와 적극적으로 상담하여 대처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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