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법 위반 '회피 의도' 취업규칙 변경은 근로자 동의했어도 무효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6다2451 판결)
최저임금법 위반 '회피 의도' 취업규칙 변경은 근로자 동의했어도 무효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6다2451 판결)
1. 들어가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 시행되자, 택시회사들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여 최저임금법 위반을 회피하여 왔습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와 같이 변경된 취업규칙 조항이 이 사건 특례조항 등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번 판결은 변경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이 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무효라고 선언하고 정액사납금제의 폐해를 시정하기 위해 마련된 최저임급법의 입법 취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여 택시운전근로관계에서 적정한 임금 체계가 형성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한 중요한 판결이라 할 것입니다.
2. 사안의 내용
가. 피고는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합자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고용되어 격일제 근무를 하는 택시운전근로자들로서 사측으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으면서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만 사납금으로 납부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초과운송수입금을 갖는 이른바 '정액사납급제' 형태로 임금을 받고 있었습니다.
나. 그런데 2010년 7월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최저임금법이 시행되자, 사측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는데도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 조항을 변경하였습니다.
다. 이에 원고들은 변경된 취업규칙 조항은 탈법행위이므로, 이전의 취업규칙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 미달액을 달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라. 재판에서는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근로자 측의 동의를 얻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하는 내용으로 변경한 취업규칙 조항이 유효한지 여부가 쟁점이 됐습니다.
1심은 "변경된 취업규칙이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했습니다.
2심은 "변경된 취업규칙은 고정급의 비율은 거의 그대로 둔 채 실제 근로시간에 비해 현격하게 짧은 근로시간을 정해 형식적·외형적으로만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설령 소속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가 있었더라도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변경된 것으로 무효"라며 1심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여 일부 승소 판결을 하였고,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상고를 제기하였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사건의 쟁점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면서 더 이상 초과운송수입금을 비교대상 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사용자는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게 되었고 고정급의 액수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편 사용자로서는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비교대상 임금에 포함되는 고정급을 증액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줄임으로써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높이는 방식으로 고시된 시간급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사용자가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근로자들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개정한 취업규칙 조항이 유효한지 여부입니다.
나. 다수의견(9명) : 이와 같이 변경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은 탈법행위로 무효 ⇒ 상고기각
1) 이 사건 특례조항 등 최저임금법 규정은 헌법상 국가의 의무로 규정된 최저임금제를 구체화하여 택시운전근로자의 안정된 생활을 적극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강행법규이다.
2) 국회가 이 사건 특례조항 도입에 따른 이러한 여러 가지 긍정적·부정적 효과를 인식한 상태에서 택시운전근로자의 안정된 생활 보장 등 긍정적 입법 효과를 더 우선시하여 이 사건 특례조항을 도입한 경위를 고려하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하다고 보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실질적 규범력을 약화시키는 해석론을 전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3)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및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실질적으로 의도하고 있는 국민의 안전 및 교통편익 증진과 같은 입법 취지를 근로관계 당사자가 개별적 합의를 통해 잠탈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4)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의 효력을 유효하다고 해석하게 되면, 이 사건 특례조항을 회피하기 위한 행위를 계속 조장할 우려가 있고, 택시운전근로자들로서는 근로기준법 등의 적용에서 큰 불이익을 입을 수 있는 불안한 지위에 처하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어 수긍하기 어렵다.
5) 따라서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변경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은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6) 변경된 취업규칙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조항이 무효인 이상 종전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미달액을 계산한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잘못이 없다.
나. 3개의 반대의견 ⇒ 파기환송 의견
1) 반대의견1(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조희대)
택시운송사업에 대한 특례조항과 최저임금법상 다른 조항들은 그 입법 목적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고,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택시운전근로자의 초과운송수입금과 고정급은 일정한 상호관계에 있다는 사정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므로 기존 최저임금법에 관한 해석론을 그대로 적용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
2) 반대의견2(대법관 김재형)
근로자들이 변경된 취업규칙 조항이 무효임을 알았더라면 원했을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한 다음, 이를 기준으로 미달액을 계산했어야 한다.
3) 반대의견3(대법관 이동원)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근로관계 당사자들 사이의 자발적 합의에 의해 이뤄졌으므로 무효로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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