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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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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협약의 산재 유족 특별채용 조항

작성자 : 박찬준변호사
작성일 : 2020-10-30 00:00:00
조회수 : 179
‘단체협약의 산재 유족 특별채용 조항은 민법 제103조가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지 않으므로 그 효력이 인정 된다’는 대법원 판결

■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6다248998 손해배상 등 청구의 소

1. 사건의 개요

● 망인은 1985. 2. 1. 기아자동차에 고용되어 근무하다, 2008. 2.경 현대자동차의 남양연구소로 전적하여 근무함
● 망인은 2008. 8. 25.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후 2010. 7. 19. 사망함
● 망인의 배우자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법상의 유족급여 등을 신청하였고, 망인의 사망과 피고들 공장에서의 근무 간의 인과관계가 분명하므로, 업무상 사유에 의한 질병이 인정됨을 근거로 망인의 유족은 각종 급여를 지급받음
● 기아자동차와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 제27조 제1항은 “회사는 인력 수급 계획에 의거 신규 채용 시 사내 비정규직, 재직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퇴직자 및 장기근속자(25년 이상)의 자녀에 대하여 채용규정상 적합한 경우 우선채용함을 원칙으로 한다. 단 세부적인 사항은 조합과 별도로 정한다.”고, 제2항은 “업무상 재해로 인한 사망과 6급 이상 장해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에 대하여 결격사유가 없는 한 요청일로부터 6개월 내 특별채용하도록 한다.”라고 정하였고, 현대자동차가 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 제97조는 “회사는 조합원이 업무상 사망하였거나 6급 이상의 장해로 퇴직할 시 직계가족 또는 배우자 중 1인에 대해 결격사유가 없는 한 요청일로부터 6개월 이내 특별채용하도록 한다.”라고 정하고 있으며(이하, 위 규정들을 통틀어 “산재 유족 특별채용 조항”이라 함), 이는 1990년대 중반부터 지속되어 갱신되었고, 기아자동차의 인사규정에는 이와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음
● 원고들은 망인의 자녀들로 위 규정에 근거하여 주위적으론 기아자동차에 예비적으론 현대자동차에 고용계약 청약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원심에서는 위 산재 유족 특별채용 조항이 민법 제103조에 의해 무효라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음


2. 판단

<대법원의 판단(다수의견)>
● 민법 제103조에 의해 단체협약이 무효인지를 판단하면서 고려하여야 할 사정
헌법 제33조제1항은 근로자가 자주적으로 단결하고, 자유롭게 사용자와 교섭하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헌법적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 바, 이는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단체교섭을 통해 자율적인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해 노사의 실질적 자치, 즉 협약자치를 실현하기 위함임
헌법상 노동3권을 보장하기 위한 노조법은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① 내용상 규제를 두지 않음으로써 내용을 자치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였고, ② 특정 사항 위반자에겐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하여 규범력을 강화하고 있음
이러한 단체협약도 민법 제103조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될 수는 없으므로, 단체협약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된다면 그 법률적 효력은 배제되어야 하는데, 다만 그 판단에 있어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단체협약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에 의해 창출되는 것이므로 법원의 후견적 개입은 보다 신중해질 필요가 있음
헌법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 제23조 제1항의 재산권 등에 기초해 사용자는 근로자의 채용에 있어 자유롭게 결정할 자유가 있는 바, 그럼에 있어서 사용자는 스스로 그와 같은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것으로 그 내용이 강행법규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이상 단체협약으로서도 가능함
일정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조합원의 직계가족 등을 채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체결된 경우, ① 단체협약이 사용자의 채용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정도에 이르거나 ② 채용 기회의 공정성을 현저히 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음
위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을 체결한 이유나 경위, 그와 같은 단체협약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과 수단의 적합성, 채용대상자가 갖추어야 할 요건의 유무와 내용, 사업장 내 동종 취업규칙 유무, 단체협약의 유지 기간과 그 준수 여부, 단체협약이 규정한 채용의 형태와 단체협약에 따라 채용되는 근로자의 수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용자의 일반 채용에 미치는 영향과 구직희망자들에 미치는 불이익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함


3.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아래와 같은 사유들을 고려한다면 이 사건 산재 유족 특별채용 조항이 피고들의 채용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정도에 이르거나 채용 기회의 공정성을 현저히 해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볼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 어려움
① 헌법과 근로기준법은 업무상 재해에 대한 보상책임을 규정하고 있으나 그 보상의 내용은 각 법규정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며, 이에 대해 정하는 것은 주요한 근로조건에 대한 결정으로 단체협약으로 그 내용을 정함으로서 노동조건 개선,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음
② 정년퇴직자·장기근속자의 자녀를 특별채용·우선채용하는 것과 달리 이 사건 산재 유족 특별채용 조항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로 인한 희생에 대해 보상하는 것으로 여러 보상방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으며, 헌법 등이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국가유공자 등의 ‘유가족’에게 근로의 기회 등 특별한 보상을 규정한 것과 괴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음
③ 이 사건 산재 유족 특별채용 조항은 국가의 강제에 의한 것이 아니고, 피고들 스스로 노조와의 협상에 따라 ‘자기구속적인 약속’을 한 것이므로 원심에서 말하고 있는 피고들의 자유권에 대한 제약으로 해석할 수 없으며, 결격사유가 없는 유족을 특별채용의 대상으로 하는 등, 최소한의 업무수행능력도 요구하고 있음
④ 피고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이와 같은 규정을 단체협약에 두고 있으며, 그동안 기아자동차의 경우 9명, 현대자동차의 경우 52명을 이 규정으로 채용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제 그 적용대상자가 많다고 볼 수 없음
⑤ 실제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기아자동차의 채용 근로자는 총 5,281명이고 이 규정에 따른 특별채용자는 5명으로 그 비율은 0.094%고, 현대자동차의 채용근로자는 약 18,000명이고 이 규정에 따른 특별채용자는 11명으로 그 비율은 0.061%에 불과함


4. 대법관 김선수, 김상환의 보충의견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노동3권에 의해, 단체협약은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당사자 사이의 일반적인 합의로써 쌍방을 구속함은 물론, 노사관계에서 자치규범의 역할을 하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 민법 제103조를 해석해야 함
설령 이 사건 산재유족 특별채용 조항이 좁은 의미의 근로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와 노조의 교섭결과로 단체협약의 채무적 부분에 해당하는데 이 역시 헌법 제33조와 노조법의 보호를 받는 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반대의견은 근로조건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한 것임
구직희망자들이 처한 현실에 대해 깊이 공감하나, 이 사건 규정과 직접 연관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산재 유족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 방법이 반드시 필요하며, 법으로 보장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보상 방법의 하나로 이 사건 규정이 필요할 수 있음
반대의견의 전체적인 논지대로 산재 문제 전반에 있어 사전적·사후적인 제도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분명하나, 이 사건 산재유족 특별채용 조항이 그에 있어 불필요한 규정이라고 보는 것은 과도함


5. 글을 맺으며

단체협약의 산재 유족 특별채용 조항은 현대판 음서제라고 불릴 만큼 불공정한 특혜가 아닌 오히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공정한 사회를 위한 것이라 볼 것인바, ‘현대사회에서 공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이 사건 판결을 통해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수 있는데 매우 의의가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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